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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오전에 시간이 갑자기 생겼다. 남는 시간에는 가사도우미 부업을 해서 하루 기름값이라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 미소 파트너 앱을 검색해본다. 집에서 걸어서 10분거리의 아파트이다. 시간은 2시간.

 

이미 가사도우미 알바를 한지 어언 9개월 차에 접어들었고 그 동안 최우수 평점을 유지하는 나름 최우수 클리너이기에 여유있는 마음으로 2시간 노동을 하러 떠났다.

 

일 시작 30분전에 고객님의 집에 출입방법이 안내된다. 집에 계실 경우에는 그냥 벨을 누르고 들어가지만, 안계시는 경우에는 출입방법에 따라 들어간다. 이번에는 출입방법이 나와있기에 벨을 한 번 누르고 아무 반응이 없어서 고객님의 방법대로 들어가본다. 

 

들어가자마자 엄청 나게 시원한 바람이 불어온다. 고객님이 나가시면서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고 나가셨나보다. 감사한 마음이 든다. 그러나... 두둥... 참.... 이렇게 엉망인 집은 정말 또 오랫만에 본다. 

 

2시간 동안 절대절대 다 치우지 못할 양이다.

 

거실에는 어제 먹다 안치운 배달음식이 그대로 비닐봉지와 함께 널려있고, 입구부터 수건들을 빨아서 접어 놓지 않은 건지 수많은 수건들이 흩어져있다.

 

고객 요청 사항에 화장실, 주방, 베란다를 특히 신경 써 달라고는 하셨는데,, 화장실만으로도 1시간은 걸릴 견적이었다.

 

화장실 모든 바닥과 벽면 줄눈사이 물때와 곰팡이... 모든 샴푸와 린스에도 물때가.... 거울얼룩이며... 변기는 소변자국으로 처참.....

 

마음을 다 잡고 화장실 청소부터 시작해본다. 거실 에어컨이 아무리 빵빵해도 화장실은 물이 튀기 때문에 문 꼭 닫고, 때를 불려야 해서 따뜻한 물로...

 

땀이 비오듯 쏟아졌다.. 할일이 너무 많은데... 정말 미친듯이 청소를 한다. 미친듯이 땀이 흐른다.

나의 화장실 청소 원칙은... 무조건 광나게.. 물기 없게... 모든 물때와 곰팡이를 최대한 없애고 수건으로 두번.. 아니 세번.. 여기는 스퀴지도 없어서 물기가 없어질 때까지 닦아냈다.

 

그러나 화장실은 두 개... 두번째도 장난이 아니다. 바닥에 물기가 빠지는 깔개를 놓으셨는데, 걷어내니 각종 물때와 배수구에는 머리카락 뭉텅이. 세면대 밑을 솔로 문지르는데, 계속 새까만 물때가 계속 계속 계속... 나도 닦고 또 닦고..

 

두개의 화장실을 최대한 빨리  40분에 클리어했다. 아 살빠지는 느낌이다.

 

이제 주방. 주방은 그래도 화장실보다는 나았으나... 그리 깨끗하진 못했다. 지금 화장실의 충격이 좀 컸던 터라 사실 주방 청소한게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ㅋㅋ 바로 엊그제 일인데.. 화장실 임팩트 짱..

 

암튼 주방에 식탁 역시 엄청난 물건들이 올려져있다. 식사는 보통 상을 펴고 거실에서 하시는가 보다.. 왔을 때도 거실에 상이 펼쳐져 있었으니..

 

그런데 바로 그때, 화장실 신경쓰느라 못봤던 작은 방에서 누군가가 나온다. 고등학생 쯤 되보이는 아들내미... 빤스만 입고 나와서 물을 한잔 들이키고는 다시 방으로 가서 눕는다. 시간이 두 시간이라 사실 방청소는 엄두도 안내는 상황이어서 방을 살펴보지도 못했는데,, 각 방에서 각자 두 명의 아들들이 자고 있었다. 에어컨은 아마 그들을 위한 것이 었던 것 같다..

 

인사를 살짝 나만 하고... ㅋㅋ 식탁위에 물건들을 정리한다. 아무리 내가 주방을 닦아놔도 식탁이 그대로면 도저히 청소한 티가 안날것 같았다. 주방위의 물건들을 최대한 깔끔하게 동선 이동 최소화로 옮겨서 정리한 후 

 

앗.. 시간이 20분밖에 없다. 안방에 가서 침대를 정리한다. 침대가 가장 크기 때문에 그곳이 더러우면 청소한 것 같지가 않다. 그리고 나와서 또 미친듯이 청소기를 돌렸다. 

 

무슨 100초 미션 하는 예능 참가자마냥. 2시간에 할 수 있는 최대한을 했다. 쏟아부었다.

 

솔직히 이 집은 4시간을 줘도 맘에 들게 청소하기 힘들 것 같다.

 

쓰레기를 가지고 나온다. 아.. 힘들었다.

 

2시간이 폭풍처럼 지나갔다.

 

오후에 최근 평점 확인.... 두구두구두구... 4.7 점.. ㅠ..ㅠ

 

거의 5점 만점을 받는 나인데.. 이 고객님은 정말 평소 청소 안하시면서 청소가 얼마나 힘든지 모르나보다. 2시간에 그 정도는 진짜 반 기적이다..

 

암튼 담주 월요일도 같은 집 예정되어있다.

 

처음 그래도 어느 정도 해놓으면 다음에는 좀 쉽다. 다음주에 가서는 더 열심히 해서 5점 받아야겠다.

 

도전 정신이 생긴다. ㅋㅋ 난 청소가 적성에 맞는가보다. 해놓고 성취감이 든다. 그래도..

 

암튼 고객님하고 미소는 1:1로 직접 소통이 안된다. 개인 보호를 위해서이다. 사실 이래저래 전달하고 싶은 말도 있구.. 시간도 좀 늘리시라고 말도 전하고 싶은데,, 그게 안되는게 아쉬운 면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게 좀 편한 면도 있는 것 같다.

 

담 주 월요일... 또 폭풍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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